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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신경중재치료의학회

Newsletter No.01 / 2018 May

AAFITN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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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AAFITN (Feat. 코타키나발루 in 사바)
국립중앙의료원 신경과
백장현

뉴로인터벤션을 시작한지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았고, 해외 나가는 것을 꺼리는 귀챠니즘(?) 탓에 아직 AAFITN에 참석해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왜 그랬을까? 이번에는 KSIN에서 날아온 AAFITN 지원 안내 메일을 삭제하지 않고 편지함에 그대로 남겨 두었던 것. 예전 같았으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삭제 했을 텐데, 우클릭해 삭제 메뉴까지 열었다가 왠지 모를 동질감에 편지를 그대로 놔두었었다. 더 놀라운 건 최근 분석해 놓았던 연구 결과를 AAFITN에 가서 발표해 보면 어떻겠냐는 김병문 교수님의 전화가 그날 오후에 걸려왔다는 사실.그렇게 나의 첫 AAFITN은 시작되었다.

당연히,이제 막초등학교 4학년이 된 아이도 데리고 온 가족이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계획과는 다르게 와이프가 직장에 휴가 내는게 쉽지 않았고, 아이가 개학한지 불과 3일만이라는 이유 등으로 결국 혼자 떠나게 되었다. 혼자 떠나게 되는 외국 학회라니.. 그래.. 설렜다.^o^;

역시 휴양지는 휴양지였다. 미세먼지와 추위가 유난하던 한국의 겨울끝과는 달랐다. 게다가 가족이 함께 있을 요량으로 스위트 룸을 예약했으니, 3일 동안 즐거울게 예상된다.

도착 다음 날 아침 일찍 촬영한 풍경.바다 말고 특별히 볼게 있겠냐마는 (새)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닷바람, 탁 트인 공간은 힐링을 주기에 충분했다. 왼쪽 아래에 파노라마 찍는 내 그림자가 보인다.

학회 첫째 날 오후에 발표였기 때문에, 첫날의 반은 학회장에서 공부하고 반은 숙소에서 발표 준비하며 시간을 보냈다.

발표는 언제나 즐겁다. 하지만, 질문, 특히 영어로 하는 질문은 아니다.
날카로운 질문에 감사드리지만 본인은 땀 좀 흘렸다.

저녁이 되어서야 한 숨 돌려 호텔 밖으로 나갈 생각을 했다. 혼자 나가야 한다. 친하게 지내던 선생님들은 가족들과 온 탓에 혼자 놀아야 한다. '괜찮다. 그러려고 왔으니까!' 하지만, 어디 가야 하는지 나는 모른다. 그게 현실이다. 와이프가 불쌍하다며 카OO톡으로 전달해 준 정보를 토대로 근처 쇼핑몰에 들렀다. 쇼핑몰을 구경하고 저녁도 먹었다. 혼자 다니는게 왠지 어색했지만 썩 나쁘지 않았다. 이상하게 자꾸 웃음이 났다.

학회 둘째날이 되니 좀 더 여유가 생겼다. 학회장에 잠시 머물렀다가, 좀 더 멀리 나가 보기로 했다.먹을 것, 볼 것 많다는 '가야 스트리트'로 향했다. 숙소로부터 7km 정도로 꽤 거리가 멀지만, 돌아올 때는 걸어오기로 했다. 시내길을 걸으며 시장에도 가보고, 현지인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였다.

코타키나발루에 오면 대부분 들르게 된다는 커피/토스트 가게. 내 취향과 잘 맞아서 인지 아주 괜찮았다. 생각보다 저렴해서 더 좋았다. 토스트와 함께 나온 것은 반숙계란.

바나나를 매달아 놓고 파는 시장의 풍경이 이국적이다. 역시 열대과일의 나라답게 과일의 종류도 다양하고, 시장 규모도 꽤 컸다.

거의 현지인들밖에 없던 어떤 식당의 메뉴. 기름에 튀긴 빵과, 두유, 쌀죽(아마도?)이다. 싸고 먹음직스러워 보이기도 했지만, 현지인 느낌을 내고 싶어 도전했다. 꽤 훌륭했다. 맛있었다. 그런데 아직도 음식 이름을 모른다.

코타키나발루 관광에 대해 조사해보면, 빠지지 않는 얘기가 바로 '석양'이다.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특별한 액티비티는 못하더라도 석양은 놓칠 수 없었다. 그 날 저녁에는 작정하고 해변가에 앉아서 해가 지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역시 어쩔 수 없나보다. 그새 몇 일이 되었다고, 아이와 와이프 생각이 난다. '같이 왔더라면 좋았을 걸.' 좋은 곳에 같이 오지 못해 미안하면서도, 다음에 같이 와 볼 생각을 하니 벌써 흐믓했다. 그런 애틋함이 느껴졌다는 사실도 뿌듯했다.

해가 지기 시작했다. 해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붉은 노을이 정말 아름다웠다. 사진만으로는 당시의 바람과 소리, 그 분위기를 전달할 수 없어 아쉽다.

붉은 석양과 함께 리조트의 저녁 분위기도 은은하고 편한느낌이었다.

학회 둘째날 저녁에는 컨퍼런스 디너가 있었다. 단연, 디너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서대철 교수님과 김현정 교수님께서2020AAFITN 서울 개최를 축하/성공 기원하며 멋진 한국 전통 무용과 국악 무대를 선보이신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에게 뿐만 아니라, 모든 참석자들에게 각별한 인상을 남겼을 것이다. 전홍준 홍보이사가 열심히 사진 찍었으니, 조만간 공개되지 않을까 싶다.

통 파인애플을 손수 손질해가며 맛있게 먹는 전홍준 선생님. 나는 처음에 사양했으나, 결국둘이서 테이블에 놓인 각종 열대과일을 깎아서, 잘라서, 야무지게 잘 먹었다. 옆 테이블 것도 가져다 먹었다. 모두들 장식품인줄 알았던 과일을 손댄지라 서빙하던 직원도 우릴 보고 웃었다. 직접 껍질을 깎아 먹는 과일은 맛이 또 다르다.

학회장에서 찍은 사진은 거의 없지만, 사실 공부도 열심히 했다.그 규모가 크던 작던, 늘 그렇듯이, 학회에 참석하여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듣고, 서로 얘기를 나누는 것은 꽤나 자극이 되는 일이다. 오랫만에 혼자 보냈던 이 시간은 요즘 느슨해져 있던 나에게 좋은 휴식과 자극이 되었다. 귀중한 기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약간은 불쌍하게 느끼셨을 짧은 여행기를 마칠까 한다.

  • 이진수 2018-05-17 18:21:37 ㅎㅎ 선생님 얼굴은 그림자로 보이고 오히려 전홍준선생님의 활짝 웃는 사진이 나왔네요^^ 풍경 사진들을 보니 저도 새 학기이지만 가볼 걸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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